농촌정책 '인구 늘리기'서 '삶의 질 유지'로 전환해야

선우주 기자

sunwo417@daum.net | 2026-09-15 18:00:44

농경연 보고서…읍·면 주민조직 중심 돌봄·생활서비스·협업농업 강화 제안
KREI, '저출생·초고령화에 대응한 농촌정책의 전환(2/2차 연도' 통해 밝혀

[농축환경신문] 저출생과 초고령화로 농촌 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구 유입과 증가에 초점을 맞춘 기존 농촌정책을 주민의 삶의 질과 지역사회 기능 유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최근 ‘저출생·초고령화에 대응한 농촌정책의 전환(2/2차 연도)’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농촌 주민의 생활 기반과 지역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정책 전환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특히 읍·면을 농촌정책의 핵심 실행 단위로 설정하고 주민조직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과 홍성군 장곡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주민들이 돌봄과 생활편의, 교육, 환경 등 지역 현안을 직접 발굴하고 해결하는 활동이 공공·민간 서비스가 줄어드는 농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별 사업에 의존하거나 행정·재정 지원이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 주민이 기존 거주지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장기요양보험 등 공적 돌봄만으로는 일상생활 지원과 정서·관계적 돌봄에 한계가 있는 만큼 면 단위 주민조직과 지자체, 복지·보건기관이 상시 협력하는 돌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남 고성군과 충남 홍성군, 경남 거창군 등의 주민 참여형 돌봄 사례에서는 지역사회 중심 돌봄 모델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그러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인력과 운영비 확보는 해결 과제로 꼽혔다.

인구 감소로 세탁소와 목욕시설, 음식점, 상점 등 생활서비스가 사라지는 문제에 대한 대응책도 제안됐다. 주민이 공동빨래방이나 마을상점, 생활SOC 복합거점 등을 직접 운영해 필수 서비스를 유지하고, 시설 설치뿐 아니라 운영비와 인건비 등 경상비를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농작업과 농기계 등을 공유하고 생산·경영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협업적 농업’ 활성화가 제시됐다. 연구진은 소규모 농가의 협업을 지역 단위의 지속가능한 생산체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공동작업과 공동경영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출생·초고령화 시대의 농촌정책은 단순히 인구를 늘리는 데 머무르기보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주민들이 필요한 돌봄과 생활서비스를 누리고 농업과 지역사회가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읍·면 단위 주민조직을 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등 농촌 현장에 맞춘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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