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현장 심층조사 돌입…농지 이용 실태 정밀 점검
[농축환경신문] 농지 관리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기 위한 정부의 대규모 농지 전수조사가 2단계인 심층조사에 들어간다. 행정정보를 중심으로 진행한 기본조사에서 전체 조사 대상의 27%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된 가운데, 정부는 현장 확인을 통해 실제 위반 여부를 가리고 농지 이용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1일 올해 실시 중인 농지 전수조사의 기본조사를 마무리하고, 8월 1일부터 현장 중심의 심층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는 1996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행정정보를 활용하는 기본조사와 현장 확인을 중심으로 하는 심층조사로 나눠 추진되며, 농지 소유와 이용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본조사 결과 27% ‘위반 의심’…불법 임대차 가장 많아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부터 시작한 기본조사는 7월 29일 기준 조사 대상의 97%인 132만㏊, 1,013만 필지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5,313명의 공무원과 2,964명의 민간 조사원이 참여했으며, 현장 의견 반영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실무협의도 14차례 진행됐다.
조사 결과 농지 소유 제한 위반, 불법 임대차, 불법 전용, 무단 휴경 등이 의심되는 농지는 전체의 27.0%인 284만 필지로 파악됐다.
유형별로는 ▲불법 임대차 의심 21.1% ▲무단 휴경 의심 11.6% ▲불법 전용 의심 9.0% ▲소유 제한 위반 1.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지대장이나 농업경영체 등록상 자경으로 등록돼 있지만 농업 관련 지원사업 이용 실적이 없는 경우 불법 임대차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다. 항공사진상 농지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임야화된 경우는 무단 휴경 의심, 농업용 시설이 아닌 시설물이 설치됐지만 적법한 전용 절차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는 불법 전용 의심 대상이 됐다.
심층조사 본격화…주민 의견·드론 활용해 실제 이용 확인
정부는 8월부터 시작하는 심층조사에서 실제 농지 이용 현황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심층조사는 현장조사와 보완조사로 진행된다. 공무원과 조사원이 직접 농지를 방문해 이용 상태를 확인하고, 출입이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 등은 드론과 항공·위성 영상을 활용한다.
특히 이번 심층조사에는 공익직불제와 농업경영체 업무를 통해 실경작 확인 경험을 가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처음 참여해 투기 우려 농지를 중심으로 정밀조사를 진행한다.
정부는 실경작 여부 판단 과정에서 서류 확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마을 이장과 농업인 등이 참여하는 문답조사와 탐문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전 시범조사와 조사원 교육도 진행했다. 지난 6월 8일부터 7월 3일까지 13개 지역 1,657필지를 대상으로 시범조사를 실시했으며, 7월에는 담당 공무원과 민간 조사원 4,341명을 대상으로 권역별 교육을 진행했다.
또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132명이 드론 촬영 자격을 취득하고, 항공·드론 영상 분석과 시설물 면적 측정 등이 가능한 현장조사 시스템도 구축했다.
농지 관리 강화와 함께 농업인 부담 최소화 추진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된 위반 사항을 유형별로 구분해 조치할 계획이다.
특히 농지 투기 목적의 불법 이용이나 명백한 농지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농촌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례에 대해서는 현실을 고려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고령 농업인의 불가피한 휴경, 농업인 간 필요에 따른 농지 교환 경작, 농업용 간이 창고 설치 등 일반적인 위반 사례는 현장 상황을 반영해 계도 등 개선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또 위반 농지와 장기 유휴농지는 행정처분뿐 아니라 농지은행을 통한 매입·복구, 농지 규모화·집적화, 청년 농업인 지원, 마을 영농형 태양광 등 다양한 활용 방안도 검토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묵묵히 현장에서 논과 밭을 일구는 농업인들은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번 조사는 전체 농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농지를 농업인과 청년 농업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지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농업 기반을 확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조사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농지 전수조사가 단순한 단속을 넘어 농지 이용 질서 확립과 청년농 육성, 농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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