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배지 원료, 국산 홍삼 부산물로 대체" 원가 뚝, 생산성 쑥
김대경 기자
press@nonguptimes.com | 2025-12-29 10:30:26
큰느타리버섯 수량 14% 증가, 농가당 연간 약 4,100만 원의 경제적 효과
곡물 가격 변동에도 안정적 공급 가능… 자원순환 효과도
[농축환경신문]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큰느타리버섯(새송이) 재배에 사용하는 수입 배지 원료인 ‘옥수수배아 부산물(옥배아박)’을 국산 ‘홍삼 부산물’로 대체할 경우, 생산비 절감과 수확량 증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옥수수배아 부산물은 옥수수에서 기름을 추출한 뒤 남는 부산물로, 큰느타리버섯 배지에 10~20%가량 사용되는 영양 보강재다. 그러나 국내 생산 기반이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2025년 초에는 곡물 가격 변동과 물류비 상승으로 품귀 현상이 발생해 일부 농가에서 생산 차질을 겪기도 했다.
큰느타리버섯은 연간 생산량 약 5만 2,879톤(2023년 특용작물생산실적 기준)에 달하는 국내 주요 버섯 품목이다. 농촌진흥청은 배지 원료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농업 부산물을 조사한 결과, 홍삼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홍삼 부산물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재배용 병(1,100mL)에 옥수수배아 부산물 배지와 홍삼 부산물 배지를 동일 조건으로 조성해 수확량과 품질, 경제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홍삼 부산물 배지를 사용한 경우 병당 수확량이 152.6g에서 173.4g으로 약 14% 증가했다. 버섯의 갓 두께는 2.7mm, 대 길이는 17mm 늘어나는 등 주요 생육 형질도 개선됐다.
또한 투입된 배지 대비 버섯 생산량을 나타내는 생물학적 효율(BE)은 기존 배지보다 5.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홍삼 부산물은 홍삼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한국인삼공사 원주공장 한 곳에서만 월 200톤 이상이 배출되고 있다. 현재 일부만 사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상당량은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옥수수배아 부산물을 홍삼 부산물로 대체할 경우, 하루 500kg 사용 규모(약 3만 병 기준)에서 131만 5,170원의 순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농가당 약 4,100만 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부산물 재활용을 통해 폐기물 감축과 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홍삼 부산물 배지에서 생산된 버섯의 기능성 성분 분석을 병행하고 있으며, 향후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배출처와 배지 제조업체, 농가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해 원료 수급을 안정화하고, 지역 단위 부산물 자원화 모델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 장갑열 과장은 “이번 연구는 수입에 의존하던 버섯 배지 원료를 국내 농업 부산물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다양한 부산물 활용 기술을 보급해 농가 소득 증대와 지속 가능한 버섯 산업 기반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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