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의 ‘속효성’과 생물농약의 ‘안전지속성’ 겸비

[농축환경신문] 5월 16일 충북 사과 농가를 시작으로 2024년에도 전국 7개 시군, 16개 지역에서 화상병이 확인됐다. 그간 꾸준히 이어져 온 방지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화상병 침식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특히 2023년 전라북도 무주에서도 화상병균이 발견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존에 화상병은 북쪽에서 서서히 남하한다고 인식돼왔으나 이제 국내 어디에도 존재하고, 무작위로 발병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더욱 확실하게 켜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화상병은 검역 대상으로 지정돼 화상병 발생 국가는 꽃가루, 과실, 묘목 등 수출입에 제한이 걸린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등 외국의 사과와 배가 국내 시장에 수입되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즉, 화상병은 단순히 한 과원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과수 시장 전체의 존망을 좌우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심각성을 인지한 우리 정부는 화상병 대책으로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해 화상병균을 조기에 억제하고 발병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항생제를 연용할수록 병원균은 이러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로 변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현재의 방역체계가 무너질 우려까지 있다. 이미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유전자 변이로 인해 스트렙토마이신에 강한 수준의 저항성을 획득한 균주가 보고됐다.
지금도 화상병균은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어디에서 발병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화상병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농업인이 합심해야 한다. 특히 다양한 작용을 활용한 체계처리를 통해 저항성 관리와 병원균 억제, 두 가지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경농의 ‘아그리파지’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등록된 화상병 전문 약제다. 화상병균에 작용하는 박테리오파지를 실용화했다. 아그리파지는 박테리오파지로 구성되어 일반 작물보호제와 혼용해도 안전하다. 항생제 살포 전후 아그리파지를 처리해도 밀도에 영향을 받지 않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이유다. 아그리파지는 화학농약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항생제와 함께 화상병 방제 체계처리에 적합하다.

아그리파지는 화상병균에 침입한 뒤 자가복제, 복제된 박테리오파지들의 병원균 파괴라는 작용기작을 거친다. 특히 한 개의 박테리오파지가 화상병균에서 175배로 자가증식되는 과정을 통해 신속하게 화상병균을 방제한다. 또한 아그리파지는 화학 약품이 아니라 자연상의 박테리오파지를 제품화한 것으로 개화기, 낙화기, 유과기 어느 시기에 사용해도 과수에 피해를 주지 않고, 사용자에게도 안전하다.
항생제의 속효성과 생물농약의 안전성을 모두 겸비한 제품이 아그리파지다. 아그리파지는 화상병에 대한 활성을 검증받은 박테리오파지 혼합체로 구성돼 있다. 유전학적으로 구분된 파지 복합체로 인해 현재의 여러 화상병균 레이스(병원균의 한 종이나 분화형 또는 변동 중 기주의 품종에 대한 기생성(병원균)이 다른 것)와 향후 발생 가능한 화상병 병원균 레이스에 대응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아그리파지는 이러한 특장점을 인정받아 2023년 출시 이후부터 화상병 방제약제로 사용되고 있다.
2024년 아그리파지의 주 사용 시기는 가지 궤양에서 월동한 이후 꽃잎에 감염하는 풍선기와 낙화기이며, 본격적인 발병 증상이 나타나는 유과기부터 생육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는 특히 1월부터 지난 4월 20일까지 평균 기온이 6.2℃로 평년보다 2℃ 높으며, 강수량은 91.5㎜ 많아 2020년 화상병 대발병 때와 기상조건이 유사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24년 화상병의 적극적인 방제와 과수의 보호를 위해 아그리파지의 적극적인 사용을 권장한다.
[저작권자ⓒ 농축환경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