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피해농가 지원 및 닭고기 수급 불안 해소에 총력

[농축환경신문] 중·남부 육계농가가 최근 집중 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면서, 닭고기 수급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통상 닭고기 수요가 연중 가장 많은 삼복(三伏)에 접어든 상황에서 집중 호우로 인한 폐사와 시설 침수 등 양계장 피해 사례가 이어지면서,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대규모로 밀집 사육을 하는 양계 특성상 자연재해나 전염병 발발에 더욱 취약한 만큼, 이번 집중 호우가 양계 농장가에 남긴 상흔은 더욱 크다. 호우 기간 살아남은 닭들조차 전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보니 대부분 살처분되는 실정이다.
이에 집중 호우가 휩쓸고간 양계장을 바라보는 사업자들은 그야말로 허탈한 상황이다. 여름철 장대비에 대비해 차수벽을 세우고 양계장 내 배수상황까지 꼼꼼하게 점검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집중 호우에 따른 가축 피해 규모는 지난 2일 기준 총 99만9100만 마리로, 전국 단위로 100만 마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중 94%에 해당하는 94만700여 마리는 닭과 오리로, 육계농가가 압도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호우로 폐사한 닭은 64만 마리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축환경신문>과의 통화에서 "호우로 인한 광역적 침수 피해로 충남권 이하 전북, 경북까지 육계농가의 피해가 큰 상황"이라며 "특히 양계장의 경우 닭들이 대거 폐사하거나 당분간 양계가 불가한 정도로 시설이 침수된 곳들이 많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침수뿐만 아니라 폭염까지 연일 지속되고 있는 점도 양계농가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부분"이라며 집중 호우에 막대한 피해를 본 육계농가에 대해 복구 지원금 지급은 물론, 시설 복구를 위한 인력 지원에도 최선을 다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이달부터 종란을 수입해 병아리 500만 마리를 추가로 공급하는 한편, 피해 사업자들의 병아리 추가 입식을 돕기 위해 800억 원 상당의 융자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육용병아리 입식마릿수는 전년 대비 3.2% 줄은 7191~7343만 마리, 이달은 0.7% 감소한 6591~6728만 마리로 추정된다. 육계 도축마릿수의 경우 지난달은 전년 대비 ±4.5% 감소한 6810~6954만 마리, 이달은 2.2% 감소한 6373~6505만 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수해를 입은 양계장 사업자들의 탄식도 쏟아진다.
충남 부여군 소재의 한 양계장 주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집중 호우를 대비해 차수벽도 세우고 양계장 인근에 배수로까지 둘렀는데도 소용이 없었다"라며 "그나마 살아남은 닭들도 전염병 우려가 있어 살처리를 해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전북 부안군 소재의 한 양계장도 이번 호우로 피해가 막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해당 양계장주는 "다른 양계장들도 피해가 크겠지만, 우리 농장의 경우 (닭과 병아리) 1만 마리가 폐사했다"라며, "아무래도 물이 차오르면 닭들이 뭉치는 습성이 있어서 폐사 확률이 크다. 당장 시설 복구를 하더라도 병아리 입식부터 증체까지 농장 운영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꾀나 시일이 걸릴 듯 하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양계장 농장주들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폭우라는 큰 고비를 넘겼지만 연일 이어지고 있는 폭염도 근심거리다. 35도를 웃도는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닭들의 성장 지연은 물론, 폐사율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종계농가의 생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 올 하반기 닭고기 수급 불안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정부 관계부처인 농식품부는 이달 닭고기 시세안정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닭고기 할당관세 물량 3만 톤(t)을 이달 말까지 조기 도입하는 한편, 필요 시 추가 도입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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