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환경신문]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 이하 식품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연(연) 전략연구사업’에 선정된 ‘면 제조 공정 초자동화를 위한 자율생산 공정 일체 지능형 생산 설비 개발’ 과제에 지난 4월 착수했으며, 2030년까지 면 제조 전(全) 과정을 아우르는 자율생산 기술 개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면과 국수로 대표되는 면류(麵類)는 우리 식탁에서 가장 친숙한 음식 가운데 하나다. 2025년 국내 면류 생산액은 약 4조 원, 생산량은 140만 톤에 이르며, 수출액은 2023년 11억 1,553만 달러에서 2024년 13억 6,242만 달러로 1년 만에 22.1% 증가하는 등 K-푸드의 주력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안전정보원 「2025년 식품 등의 생산실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TI 농식품수출정보). 그러나 이렇게 큰 시장에 비해 대기업 중심의 라면을 제외한 면을 ‘만드는 현장’은 여전히 사람의 손과 경험에 크게 기대고 있다.
특히 면 제조는 ‘배합 → 반죽 → 숙성 → 압연 → 절출 → 성형’으로 이어지는 단계마다 반죽의 수분과 탄력, 식감이 달라져 정해진 값만 따르는 기존 자동화 설비로는 일정한 품질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또한 작업장의 온도·습도 등 환경 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반죽과 면의 상태가 민감하게 변해 배합·숙성·압연 등 공정 조건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하며, 이러한 판단은 대부분 숙련 작업자의 경험과 감(感)에 의존하고 있다.
식품연은 식품 제조업 전반이 안고 있는 숙련공 감소에 대응하고, 정밀하고 표준화된 품질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면 제조공정을 대상으로 인공지능·로봇·디지털 기술을 하나로 묶은 ‘초(超)자동화 생산 설비 기술’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숙련공이 반죽의 상태를 손으로 확인하고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압연 두께 등 제조 기준을 정하던 면 제조 공정을 AI가 판단하고, 로봇이 작업하며 사람은 관리·감독에 집중하는 자율생산 체계를 구축한다.
연구는 크게 네 가지 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추진된다.
▲ 반죽과 면의 품질 인자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복합센서 및 품질 데이터 시스템’
▲ 측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질을 예측하고 작업 조건을 스스로 판단하는 ‘AI 의사결정 기술’
▲ 면을 집고 모양을 잡는 고난도 작업을 대신하는 ‘지능형 로봇·정밀 자동화 설비’
▲ 제조 현장을 그대로 본뜬 가상 공장(디지털 트윈)으로 전체 생산을 한눈에 살피고 제어하는 ‘통합 운영·관제 솔루션’
다시 말해 센서가 품질을 읽고 AI가 판단하며 로봇이 작업하고 디지털 트윈이 전체 공정을 관리하는 자율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연구에는 식품연을 중심으로 산·학·연 9개 기관이 참여한다. 식품연은 면 품질 분석과 공정 설계를 총괄하고, 복합센서·AI·로봇·디지털 트윈 각 요소 기술을 하나의 자율 생산 라인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맡는다. 참여 기관은 요소 기술 개발과 공정 시뮬레이션·데이터 구축을 지원하며, 기업은 현장 실증 등에 참여해 개발 기술의 현장 적합성을 높인다.
연구팀은 기존 공정과 비교해 실시간 품질 관리로 제품 손실률을 20% 이상 줄이고, 자율 운영으로 생산성을 30% 이상 높이며, 면 제품 생산 전체 자동화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지능형 제어기와 로봇 설비를 국산화하고, 면 제조공정에서 성공 모델을 확립해 제과·제빵 등 다른 식품 분야로 확산함으로써 식품산업 전반의 스마트 제조 전환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총괄 책임자인 식품연 임정호 박사는 “면 제조는 원료와 반죽 상태가 끊임없이 변해 숙련된 작업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식품 제조 공정 중 하나”라며, “가장 까다로운 공정에서 사람과 AI·로봇이 함께 일하는 자율 생산 모델을 완성해 식품 제조 현장의 인력난을 덜고 우리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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