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 한국농업기술진흥원] '국내 농업진흥 견인차' 자처· · ·"신기술 상용화 앞장"
김필 기자
jdh20841@daum.net | 2023-08-18 07:24:51
'초대 원장' 안호근 "미래 농산업 선도 기관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안호근, 이하 농진원)은 올해로 14년차 R&D 전문기관으로 연구·개발계 꿈나무 육성과 국내 농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맡아 왔다. 농진원은 농촌진흥법 제 33조에 따라 농촌진흥청이 설립한 준 정부기관으로, 농생명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 성과 도출과 관련산업 진흥을 도맡고 있다.
농진원은 농식품 기술사업화 지원의 일환으로 ▲우수기술 전파 ▲농식품 벤처기업 육성 ▲농산업분야 지식재산권 창출 지원 ▲농자재·기술·품종 수출 지원 ▲농산업 국내외 동향 파악 ▲스마트팜 표준화 및 관련기업 지원 ▲민간육종연구단지 종자기업 지원 ▲농생명 ICT 융복합 상용화 지원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본원이 위치한 전북 익산을 중심으로 농촌사회 일손 돕기, 지역상생 프로 보노(공공 무료봉사) 활동, 지역사회 기부, 보훈가족 힐링멘토링,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등 준 정부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농진원은 이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안호근 농진원 원장은 지난해 농진원장 취임 후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간 추진해 온 기술실용화, 디지털농업, 종자 등 주요사업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해 기술기반 농산업 생태계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2050 탄소중립 대응, 환경보전, 치유농업 등 공익적 가치를 지닌 분야를 발전시켜 대국민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려고 한다"고 경영 비전을 밝힌 바 있다.
◆ 농진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13년 역사 뒤로하고 '새단장'
지난 2009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으로 출범한 농진원은 농식품기업들과 농업협의체에 다양한 R&D 결과물을 전파하는 등 농산업의 기술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해 왔다는 평가다.
농진원의 전신(前身)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재단'이라는 기관 명칭으로 인해 민간단체 또는 기금운용기관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현 농진원으로 지난해 기관명을 바꿨다. 아울러 과거 실용화재단의 공공적 기능과 역할이 재단이라는 명칭에 가로막혀 정체성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농촌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새단장을 하게 된 뒷배경도 있다.
이는 현 농진원에게 큰 모멘텀이 됐다는 평가다. 농산업 진흥기관이자 R&D 전문기관으로서 정체성과 사회적 인식을 굳히면서, 기관 명성이라는 점에서 상승가도에 접어들었다. 이로 인해 농진원의 농업 전·후방산업 지원에도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는 게 업계 중평이다.
이와 관련, 농진원 관계자는 "당시(2021년) 기관명칭 변경은 관련업계뿐만 아니라 재단 내부에서도 최대 숙원사업 격이었던 현안"이라며 "명칭이 바뀌고 나면서 본원이 진행하는 각종 R&D 사업뿐만 아니라, 농기업계나 협의체들과의 기술·업무 공조도 더욱 원활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농진원은 현재 기관명칭 변경 이후 각종 기술개발 용역을 진행하는 한편, 농산업계 블루칩으로 꼽히는 농생명 최첨단 기술 등 관련 신사업 운영에도 각별히 공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 농산업계 진흥과 꿈나무 육성의 메카로 거듭난다는 것이 농진원의 중장기 구상이다.
◆ 농진원의 '비전' 면면은..."미래 농산업 선도기관 자리매김"
"2023년 기술기반 미래 농산업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겠다." (안호근 농진원 원장, 2월 1일 기자간담회)
안 원장이 지난 2월 1일 농업 전문지 신년 간담회에서 밝힌 야심찬 일성이다. 안 원장은 이날 신년 업무계획을 통해 농생명 우수기술 실용화 촉진 등 8대 역점사업을 제시하며 역량 총결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농진원은 현재 ▲농생명 우수기술 실용화 촉진 ▲기술기반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 ▲국내육성 신품종 보급 및 종자산업 육성지원 ▲스마트농업 기술의 표준화 및 현장 확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저탄소 농업기술 확대 ▲한국형 농산업 기술・제품 수출지원 확대 ▲미래농업을 선도하는 공공기관 구현 ▲공신력 있는 국제수준 분석서비스 제공 등 8대 중점 과제에 기반한 업무성과 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농진원의 정체성이 담긴 '농생명 우수기술 실용화' 과업 달성을 위해 시장 중심의 지식재산권 창출을 지원하는 한편, 산학연 전략회의를 적극 추진 중이다. 또 농진청 연구원, 전문가, 유관기관, 산업체 등이 동참하는 산·학·연·관 'R&D매칭포럼'을 출범시키며 업계 의견수렴과 피드백 전문성 강화에도 나섰다.
기술이전의 경우 기술사업화 페스티벌을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기술이전 분야를 기존 건강기능식품에서 푸드테크, 농기자재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농진원은 기술 실용화 사업에 올해 총 15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유관기업들의 농기술 사업화 기획부터 판로 확보까지 전 단계에 걸쳐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올해 쌀산업 활성화, 스마트팜, 밭작물 기계화 기술지원에도 18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농진원은 농기술 벤처기업의 창업 및 육성 지원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지원 벤처기업의 매출 35%, 신규고용 20% 상승을 목표로 전년 대비 25%가량 많은 총 284억 원의 예산을 쏟고 있다. 이로써 벤처 창업을 준비 중인 50여 개의 예비 창업팀을 비롯해 총 690개사에 대한 집중 육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총 사업비 256억 원을 투입, 향후 4년에 걸쳐 전북 익산에 융합형 벤처 단지인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사회 농산업 R&D 메카 조성이라는 농진원의 중장기 구상이 담긴 해당 사업은 미래 농기술을 견인할 꿈나무 기업인들에게 큰 기대와 관심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전 세계 농산업의 최대 화두로 부상한 '스마트농업'도 농진원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다. 농진원은 현재 스마트농업 기술 표준화는 물론, 첨단 농기자재 현장실증 및 검정 업무 등을 활발히 진행하며 관련산업의 국내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스마트팜 핵심 기술인 농업용 AI(인공지능) 로봇 등 최첨단 장비가 투입된 실증단지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게 농진원 측 설명이다.
ESG 경영을 지향하는 안호근호(號) 농진원의 또 다른 역점사업은 저탄소 기술 확대다. 농작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골자로 농산물 저탄소인증, 농식품기업 온실가스 감축 등을 지원해 올해 탄소 총 19만5천 톤(t)을 감축한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온실가스 감축 농가 권역을 늘리고, 농가의 저탄소인증 취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심사방식도 기존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 개선했다. 농식품 배출규제 기업에 대해서도 온실가스 감축설비 도입 등에 16억5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농진원은 이 밖에도 '미래농업을 선도하는 공공기관 구현'이라는 슬로건 아래 조직 운영체계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3월 기관명칭을 바꾼 이후 농산업 진흥 비전을 재수립하고, 이를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조직 개편은 구성원의 전문성 강화와 업무 효율성 제고에 방점을 뒀다.
구체적으로는 비핵심 기능군에 속하는 부서 또는 사업을 통폐합하고 그에 따른 인력 조정 및 재비치가 이뤄졌다. 기존 25개 부서를 22개 부서로 압축했고, 농기자재 실증 등 주력 부서에 대한 인력 재배치를 단행했다. 농진원 측은 이번 조직 개편으로 국정과제 실행 및 주력사업 전개를 위한 업무효율과 기능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 '초대 원장' 안호근의 항로 설정은
지난해 3월 2기 체제를 맞은 농진원은 안호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를 초대 원장으로 맞았다. 안 원장은 강원도 원주시 출신으로, 1962년생이다. 서울대 학·석사를 거쳐 조지워싱턴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안 원장은 정통파 공무원 출신이다.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2년 뒤인 1987년 농림부 행정사무관을 시작으로 축산정책과 과장, 농촌정책국 국장, 식량원예정책관, 대변인, 기획조정실 실장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하다 2017년 차관보로 발탁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후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상호금융사업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3월 농진원 초대 원장으로 전격 선임됐다.
안 원장이 새 기치를 내건 농진원의 초대 지휘봉을 잡게 된 데는 30년의 공직생활로 다져진 전문성과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농산업계에서 안 원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안 원장이 그리고 있는 농진원의 미래 청사진은 어떨까. 그가 지난 2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낸 메시지에서 큰 맥락을 읽을 수 있다.
안 원장은 "농업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성과의 실용화 촉진 등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기술혁신으로 농업의 미래를 열어가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라는 농진원의 새로운 비전을 구체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 애로사항을 적극 발굴하고 해결하여 농업인과 농산업체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혁신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안호근호 농진원은 현재 미래지향적 농업기술 선도, 글로벌 경쟁력 선도,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 혁신, 시장 리드 기획력 확보 등 '4대 전략'을 골자로 사업성과 가시화에 매진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농산업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내 'K-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타도 제시하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 4월 한 언론과의 취임 인터뷰에서 K-농업의 우수성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신품종 종자, 농기자재, 스마트팜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진원이 향후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진원은 카자흐스탄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테스트베드 성격의 온실을 가동 중이다. 또 안 원장은 향후 호주에서도 이같은 스마트팜 시범설비를 운영할 계획에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반을 닦고, K-농업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홍보, 전파한다는 게 안 원장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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