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에 '돼지 농가' 피해 우려…돈사·사료 촘촘한 관리 필요
김필 기자
jdh20841@daum.net | 2023-08-07 14:28:55
사료 급여량 조절, 부패 여부도 면밀히 살펴야
최근 연일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축산 농장가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농업진흥청은 불볕더위와 집중 호우에 특히 돼지 농장가의 세심한 돈사 관리와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7일 농촌진흥청은 고온 다습한 날씨가 돼지의 고온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어 이는 생산성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농가들이 돈사 소독과 돼지 건강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쏟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달 18일 강원도 철원군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는 등 집중 호우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최근 양돈가를 중심으로 각별한 축사 관리가 요구되고 있는 것.
농진청에 따르면 돈사가 침수 등으로 인해 분뇨가 넘칠 경우 환기부터 해야 한다. 송풍팬을 활용해 돈사 내부를 환기, 건조한 뒤 소독 조치를 취해야 한다. 소독제는 알칼리성 제제와 산성 제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소독제는 되도록 사용 직전 필요한 만큼만 희석해서 쓰는 것이 좋다. 미리 희석시켜 보관하게 되면 소독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독액이 마르면서 유해 미생물을 제거하기 때문에 소독 후에는 환기팬, 송풍팬 또는 열풍기 등을 이용해 빠른 시간 안에 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사 외부는 우기 전후로 반드시 소독하고, 돈사 내부 소독은 매일 하는 것이 좋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특히 집중호우에 이은 폭염은 사료 부패를 빠르게 촉진시키는 만큼, 사료 저장고를 비롯해 사료 배급라인과 먹이통을 집중 점검해 즉각 보수해야 한다. 사료 배급라인의 경우 청결 상태를 유심이 들여다 봐야 한다. 아울러 농진청은 습기가 많은 폭염기에는 병원균이나 곰팡이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사료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이를 위해 사료 저장고에 보관된 사료는 가급적 3~4일 내 전량 소진시킬 수 있도록 사료 주문량 조절이 필요하다. 먹이통의 경우 매일 최소 1회 이상 모니터링해 부패 사료는 폐기 처분해야 한다. 사료도 돼지들이 다음 급여까지 다 섭취할 수 있도록 배분량 조절이 필요하다.
아울러 사료 급여 시 상대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새벽이나 저녁 시간에 좋은 품질의 농후사료와 풀사료를 소량씩 여러 번에 걸쳐 배급하는 것이 좋다. 사료는 항상 건조하게 보관해야 하고,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특히 부패 여부나 곰팡이 발생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폭염기에는 돼지들이 고온 스트레스로 수분 섭취량이 많아진다. 이 경우 살모넬라, 대장균 등 세균성 질병에 노출될 수 있어 반드시 음수 시설을 점검, 소독해 최상의 음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돼지가 충분히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급수기 높이를 조절하고, 적정 압력과 급수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규호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장은 "폭염이 계속되는 이 시기에는 돈사 시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보수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병원성 미생물이 성장하기 쉽고, 스트레스를 받은 돼지의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철저한 방역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축사 전기시설을 수시로 점검해 누전으로 인한 감전 및 화재를 예방하는 것도 필수다. 전기설비 점검 및 보수는 전문 업체에 의뢰하고, 점검 전 반드시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축사 곳곳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소방차 진입로를 확보해 화재에 대비한다.
정진영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과장은 "집중호우 후에는 사료, 음수, 축사환경의 오염으로 가축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며 "양질의 사료 급여와 축사 소독으로 질병 감염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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