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딸기·풋고추 토양 건강 지킨다
김대경 기자
press@nonguptimes.com | 2025-11-17 09:54:34
[농축환경신문]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이 겨울철 시설 재배지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토양 양분 집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장 진단 처방법’을 새롭게 확립했다. 딸기와 풋고추를 비롯한 시설 작물에서 토양 건강성 저하로 인한 중량·품질 감소를 예방하는 데 실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마련된 진단 처방법은 재배 전 토양의 경운깊이(작토심)를 측정하고, 재배 기간에는 수용성 양분을 분석해 그 결과에 맞춰 비료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우선 경운 전 탐침봉을 활용해 경운깊이가 35~40cm 이상인지 확인하고, 기준보다 얕을 경우 깊게 경운한다.
이후 재배 중에는 동일한 필지에서 10~15지점을 선정해 토양을 채취한 뒤 혼합해 5mL 용기에 담고 증류수를 넣어 pH, 전기전도도, 질산이온, 인산이온, 칼륨이온 등 5개 수용성 성분을 분석한다. 분석에는 약 4~5시간이 소요된다. 측정값이 적정범위에 들어오도록 비료량을 조절하면 토양의 양분 불균형을 예방할 수 있다.
실증 결과도 확인됐다. 경남 진주의 풋고추 농가에서 이 처방법을 2년간 적용한 결과, 기존 대비 비료 사용량이 절반으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질산이온 농도는 66%, 칼륨이온 농도는 52% 감소해 적정범위 내로 안정화됐다. 특히 생산량은 4.4톤에서 7.4톤으로 늘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완주의 딸기 농가에서도 경운깊이를 27cm에서 40cm로 깊게 조정하고,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인산이온 농도를 4mg/L에서 17mg/L로 높인 뒤 딸기 수량이 24% 증가, 10아르 기준 약 550만 원의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처방법이 딸기와 풋고추뿐 아니라 오이·수박·참외·토마토 등 8개 작물의 시설 재배지에서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잎채소와 과수류 등 다른 작물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찬원 농촌진흥청 토양물환경과장은 “시설 재배지의 경운깊이가 얕거나 양분이 과도할 경우 생육 저하뿐만 아니라 토양 건강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장 진단 처방법이 작물 생육에 적합한 토양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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