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평, 무병묘 기술로 과수 산업 판 바꾼다
김대경 기자
press@nonguptimes.com | 2025-12-01 17:54:06
[농축환경신문]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노수현, 이하 농기평)은 작물바이러스 및 병해충 대응 산업화 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국내 과수산업 경쟁력 강화와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과수 무병묘 효율 향상 기술 개발 및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상기후와 외국산 과일 유입 증가로 국내 과수 농가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수의 높은 바이러스 감염률은 주요 문제로 꼽힌다. 2023년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사과 농가의 97.3%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으며, 이러한 감염은 사과·배·복숭아의 무게를 18~52% 감소시키고, 사과·포도의 색소 함량을 최대 80%까지 떨어뜨려 생산성과 상품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관 연구기관인 국립종자원은 2020년부터 본 연구과제를 통해 과수 무병화 효율 향상 기술을 개발하고 무병묘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사과·배·포도·복숭아·감귤 등 주요 5대 과종의 무병묘 공급률은 2020년 1.0%에서 2024년 12.9%로 약 13배 증가했다.
연구를 통해 생장점 배양, 열처리, 초저온처리, 식물유래 항바이러스제 처리 등 핵심 기술을 확립하고, 과수 분야 최초로 RNA 간섭(RNAi) 기술을 적용해 무병화에 성공했다. 또한 포도얼룩반점바이러스(GFkV) 등 9종 바이러스 동시 진단이 가능한 다중진단법과 DNA 바코드 시스템을 개발해 무병묘 판별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사과(후지챔피온, 시나노골드), 배(신고), 포도(MBA, 자옥), 복숭아(경봉, 신비) 등 12품종의 무병화에 성공했으며, 이 중 6품종은 모수를 대량 생산해 농가에 보급했다. 실제 식재 농가 조사 결과, 사과 ‘홍로’는 생산량이 36.7%, 당도가 3°Brix 증가했고, 포도 ‘샤인머스켓’은 당도가 약 1.22배 상승했다. 또한 비상품과 비율은 50% 이상 감소하고, 재배 과정에서 바이러스 재감염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립종자원 양주필 원장은 “이번 연구는 이상기후와 병해충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과수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성과”라며, “무병묘 대량생산 체계 구축으로 고품질 과수 생산과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기평 노수현 원장도 “무병화 기술과 생산체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우수 사례로, 국내 과수산업의 선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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